1999년 가을 학기에 연구실에 처음 막내로 들어온지 9년이 다 되어가는군요.
유혁 교수님의 지도하에 석사 과정과 박사과정을 마치고 잠시 연구교수로 있다가 이제 연구실을 떠나 미국 아틀란타의 조지아공대로 박사후과정을 가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시원 섭섭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이고, 막상 연구실을 떠난다고 하니 두려움도 앞섭니다.
떠나는 제가 연구실 후배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연구실 생활을 하다보면 학문적, 인간적 어려움 등이 늘 존재할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여러분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로 잘 견뎌내시고 늘 자기 관리를 잘 하시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고려대학교라는 명문 사학에서 훌륭한 시설과 교수진 밑에서 많은 기회를 가진 분들입니다. 한 곳에서만 머물다보면 주변 환경에 대한 아쉬운 점도 눈에 보이지만 밖에 나가서 보면 다른 곳에 비해 잘 정돈된 환경이란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미국 여러 학교를 알아보다보니 우리 연구실만큼 펀딩이 좋고 인력이 우수한 곳도 드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주어진 환경에서 최고의 연구업적을 이룰 수 있도록 긍정적 마인드로 열심히 연구하시길 기대합니다.
후배님들이 포닥 과정을 알아볼 때를 대비해서 한두가지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1. 연구 업적 정리 :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박사의 경우 석박사 기간 동안 참여한 프로젝트 및 논문 실적에 대해 하나 하나 정리하셔야 합니다.
2. 학교 및 연구실 정하기 : 가고자 하는 국가, 학교, 연구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꽤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며, 평소에 연구 논문 등을 통해 관심가지고 있던 곳을 중심으로 준비합니다.
3. CV(Curriculum Vitae) 및 Cover letter 작성 : 본인의 연구 업적, 수상실적 및 학위 정보 등 모든 정보를 잘 정리하여 CV를 만들고, 본인이 가고자 하는 연구실에 보낼 cover letter를 작성합니다. 이 때, 그 연구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이 좋으며 그곳의 연구 논문을 다운로드 받아 보고 작성하면 더 좋습니다.
4. 3 reference 작성 : 3명의 추천인을 준비합니다. 주로 지도교수님과 학위 논문 심사 위원 분들이 해주실 수 있을 겁니다. 제 경우에는 유혁 교수님의 조지아텍 방문 한방으로 쉽게 해결되었습니다. ^^
5. 메일 발송 : 지원하는 연구실의 교수님께 메일을 발송합니다. 참고로 유명대학 대가의 경우 석,박사 부터 포닥까지 하루에 받아달라는 메일이 50통 정도 온다고 합니다. 그런 관계로 본인의 메일을 안볼 수도 있으며 답장이 오지 않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또한, 온다 하더라도 학회 출장 등으로 인해 답장이 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른 분들의 경우 때에 맞추어 직접 전화를 하거나, 문서를 FEDEX로 직접 우편 발송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제 경험에 의하면 현지 시각으로 월요일 점심 때 메일을 받을 수 있도록 이메일을 발송하면 좀 많이들 보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요즘 미국의 경우 신문에서 보듯이 경제 사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한국인들이 자기 펀드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펀딩에 대해서도 좀 인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따라서, 지원시에 그 연구실의 펀딩 사정 등이 괜찮은지 홈페이지 상에서 체크해보세요. 주로 대가의 경우 과제가 많거나 펀딩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6. 답장을 받고 최종 선택 : 제 경우에는 메일을 몇몇 곳에 보냈는데, 세 연구실에서 offer를 받았으며 그 중 funding 조건이 좋은 곳을 GT의 교수님을 선택했습니다. 현재 고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학과가 조지아공대와 공동 석사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좋은 도움을 준 것 같습니다. 최종 선택을 하기 전에 학회 경비 지원 문제 부터 몇몇 사항에 대해서 질문을 하여 답을 들어도 좋습니다. 제 경우에는 전화 인터뷰시에 질문했으나 인도분의 발음이라 반만 알아들었습니다. ^^
7. 전화 인터뷰 후 최종 답장 받기 : 전화 인터뷰 전에 이미 어느 정도 받기로 한 경우에는 그냥 인사말이 오가는 편입니다. 주로 지금까지 어떤 연구를 해왔고, 하려는 연구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질문할겁니다. 미리 연구 자료를 준비해두고 인터뷰하면 대답할 때 자료를 활용하기 쉽습니다.
8. 비서와 DS-2019 준비 : 비자는 H비자 또는 J비자로 나가는 편이며, J비자의 경우 2년간 세금이 면세 되기 때문에 귀국할 분에게 유리합니다. H비자의 경우 취업에 관련되기 때문제 향후 미국에서 계속 남을 분에게 유리합니다. DS-2019라는 서류가 비자 발급에 필요하며, 학교측에서 이런 서류를 만들어줄 겁니다. 이 과정에 메일이 꽤 서로 오가야 하며, 미국은 모든 일처리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두고 작업해야 합니다.
9. 현지의 집 구하기 및 학교에 Faculty/Staff 등록 : 현지에 집을 구하는 문제를 처리합니다. 제 경우에는 학교 내에 있는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교내 아파트의 경우 여러 유틸리티(수도, 전기 등)이 포함된 편이라 처음 가는 이에게는 편한 것 같습니다. 또한, 학교 기관과 메일을 주고 받으며 학교에 등록해야 합니다. 박사후과정으로 가는 사람의 경우 postdoctorate 또는 visiting scholar 등으로 등록될 것이며, 여러 문서를 작성해서 FEDEX나 DHL로 보내면 비로소 등록이 됩니다.
10. 비자 인터뷰 및 비행기표 구입 : 여러분이 출국하시려는 때는 보통 유학 시즌입니다. 제 경우에는 한국인이 이리 많이들 나가는 줄 모르고 늦게 인터뷰 신청하고 비행기표 구하려다가 좀 고생했습니다. 미리 미리 인터뷰 예약 날자 잡고 표 구하시기 바랍니다 . 특히 비자 인터뷰의 경우 3번까지 예약일 변경이 허용되니 비자 인터뷰 때 필요한 DS-2019 서류가 도착할 시점에 예약을 걸어놓고 늦어지면 조금씩 뒤로 연기하셔도 좋습니다.
11. 출국 및 현지 학교에 가서 ID 발급 등의 일 : 출국 후에는 현지 학교 사무실에서 ID를 발급받고, 이메일 계정을 여는 등 어려 일을 필요로 합니다. 또한 가려는 연구실에 방문하여 미리 인사할 필요도 있겠죠. 제 경우에는 9월 1일부터 일하기로 하였으나 약 두주 정도 먼저 출국을 하여 현지 체류 준비를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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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제가 정리해본 준비 과정이었습니다.
부족한 저지만 유혁 교수님께서 추천서도 잘 써주시고, 직접 미국측 교수님을 만나주시고 하셔서 편히 준비한 것 같아 늘 감사드립니다.
연구실 후배님들이 나중에 포닥을 지원할 때에는 몇몇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으시면 될 것입니다만, 그런 정보 중의 하나로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이미 몇몇 분들이 박사 후에 포닥과정을 하셨기에 그 분들의 조언을 들어도 좋겠습니다.
저는 앞으로 현지에서 더욱 많은 논문을 쓰도록 할 것입니다.
정든 연구실을 떠난다니 마음이 꽤 무겁습니다만, 그곳에서도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저를 가르쳐주신 유혁 교수님 및 여러 선배님들께 감사드리며, 많은 면에서 저를 도와준 후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박사유학가는 것도 아닌데, 너무 길게 쓰면 요즘 말로 오바일 듯 하여 이만 줄이겠습니다.
여러분의 앞날에 SCI 저널이 가득하길 기대합니다.
May the SCI be with you (스타워즈에서 나오는 유명한 말의 패러디로 제가 한번 만들어 보았습니다. ^^)
-2008년 8월. 류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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